아무나 찍을 수 있는 사진

내 인생 최고의 카메라는 무엇일까?

서운한 마음 2019. 1. 22. 22:45

​나는 사진찍는 것을  취미라고 말하며 살고 있는데, 사진을 잘 찍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다. 

새로운 카메라가 출시되었다고 하면 한번 사용해 보고 싶어 정보를 찾아보는 경우는 많지만,  사진이론이나  유명한 사진가의 작품을 찾아보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.  


사진기라는 기계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. 

한정된 예산안에서 여러 기종의 카메라를 사용해 보는 일도 참 재미있다. 그것 자체가 취미라고도 할 수 있다. 


그래서 시간을 내서 내가 그동안 사용했던 카메라들을 한번 정리해 봤다. 


고3때 소니 디카를 구입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. . 2004년이 필름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. 전역을 앞두고 펜탁스 DSLR을 구입했고, 대학생활은 니콘으로 사진을 찍었다. 

졸업을 하고서는 캐논을 주로 사용했고, 최근에는 후지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. 중간중간 제 역할을 해준건 아이폰 카메라였다. 


그럼 이렇게 많은 사진기를 사용했던 내게 인생 최고의 카메라는 무었이었을까?


고민해 보면, 내게 최고의 카메라는내가 사용해 봤던 카메라  전부인 것 같다. 

그 순간순간 내가 들고 다녔던 카메라 모두가 최고가 아니었나 싶다. 


서로 다른 브랜드, 다른 판형과 다른 용도의 렌즈들로 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그 순간 순간 셔터를 눌렀었던 나의 바지런함과 내 모델이 되어준 사람들의 용기에 감사할뿐,

솔직히 " 확실히 그 카메라였기 때문에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."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. 


카메라 기술은 분명히 발전하고 있어, 더 나은 사진을 찍기에  많은 도움을  주고 있지만,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진들은 그런 기술적인 스펙으로 만들어 지는건 아닌 것 같다. 

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는 역할을 하는 이 사진기라는 물건이 내 삶에 아주 중요한 물건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. 


아주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도 습관을 들이지 못해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, 나는 다행히(?)도 기종은 자주 바뀌지만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. 

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어색하지도,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지도 않다. 

내 주위 지인들도 10년이 넘게 사진을 찍어온 내게 익숙하다. 


이렇게 쭉 정리를 해놓고 보니 시간은 흘러가고 더 바지런히 사진으로 기록해야 할, 주위에 사랑하는 것들이 보인다. 



지금은 후지 미러리스를 사용하고 있다. 

아직도 적응하고 있지만 좋은 카메라다. 

이 세상 최고의 카메라, 지금 내가 들고 다니는 이 카메라다.